[2012.1.28 하카타] 하카타 햐쿠넨조(博多百年歲)를 방문하다...!!

하카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카타역구내에는 괜찮은 돈코츠(돼지뼈)라면집이 많습니다. 뭐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수육이나 돼지머리국밥 좋아하는 사람들은 냄새 별로 안싫어 할겁니다. 보통은 500엔넘는가게들이 많은데 잘찾으면 300엔대도 있습니다. 내가 먹은게 380엔짜리였나... 국물하나 안남기고 배불리 먹고난 후 하카타 역을 빠져나옵시다.


여기서 둘이 갈라졌습니다. 형은 텐진쪽으로 가서 쇼핑이나하고, 나는 하카타에서 버스를 타고 1코스만 가서 내립니다.(기온마치에서 하차, 걸어가도 됩니다만 그냥 패스권이 있으니 한번이라도 더탑시다.) 기온마치에서 본 하카타 역의 모습이 멀리보입니다.


기온마치에 내리면 사거리가 있는데 오른쪽으로 갑시다.(정확히는 오른쪽위, 길을따라가면 하카타 시내에서 보기드문 큰절이 하나 나옵니다만, 길따라 갑시다.) 걷기에는 약간 멀다고 생각 할 수 있는게 생각만큼 먼거리도 아닙니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노래를 들으면서 거리를 걷습니다. 1월말인데도 날씨는 아웃도어가 필요 없을 만큼 온화합니다.(한 12도정도 된듯...)


후쿠오카는 강들이 시내곳곳을 지나가서 운하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카타역근처인데도 업타운이 많이 있네요...


계속 길을따라 걷습니다. 이 다리만 건너고 앞에 보이는 고가도로앞까지 가면 금방입니다. 정말로 나른한 주말의 오후입니다.


이제 신호등을 건너기전에 202번 도로 기점을 발견했다면 제대로 찾아온것이 맞습니다.


신호등을 건너서 왼쪽으로 꺾으면, 라면가게도 보이고, 술집도 보이고, 그야말로 평범한 일본의 업타운의 모습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앞에 드디어 나타납니다. 이시쿠라 주조회사의 하카타 햐쿠넨조입니다. 이곳은 일본 전통방식으로 사케를 만드는 후쿠오카시내에 있는 '유일'한 양조장입니다.(현재 큐슈에서 전통방식으로 사케를 만드는 양조장은 많습니다만, 이곳처럼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양조장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오랜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건물들이 운치가 있습니다. 양조장이 만들어진것이 메이지시대라고 하니 줄잡아도 최소 100년은 되었습니다.(그래서 양조장 이름도 100년인가...ㅋㅋㅋ) 건물자체가 등록문화재라고 합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앞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의 아저씨가 웃으면서 양조장 내부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사실 일본양조장을 견학하겠다고는 여행계획에도 없었고 여행을 가기전에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요. 게다가 후쿠오카는 2년전에도 와본경험이 있고해서 뭔가 색다른게 없을까 하고 찾다보니, 부산일보 라이프팀 차장일겁니다. 그분의 블로그를 보니 이 양조장을 소개한 포스팅을 읽었습니다. 하카타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한번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굴뚝의 모양을 보니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f4100/30106133842 <<하카타 햐쿠넨조의 포스팅입니다. 읽어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부산일보 박종호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겠네요.


이곳은 일본전통 웨딩홀도 같이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쪽에서 커플들이 결혼식도 올리고 사진도 찍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봅시다. 나름 술맛을 보려고 잠깐 화장실에 들어가서 입안이라도 헹구려고 보니 1회분짜리 가글도 준비되어있습니다... 과연... 양조장답게 준비가 철저합니다.


양조장이라고 특별한건 없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대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중년 노부부들이 와서 술을 사갑니다. 여기 술은 물론 하카타시내 주요 백화점에서 살 수 있으나, 직접방문하는것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원래 여기는 작년 11월에 화재가 나서 금년 1월 11일경에 복구를 하고 영업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것도 나름 운이 좋았습니다.(일찍갔더라면 못올뻔...) 여기에서는 단순히 양조장에서 만들어 낸 술을 파는 것도 있지만 신기한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딸기나, 매실등으로 만드는 과실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딸기로 만든 과실주는 스파클링 사케였습니다.)

 * 하지만 이곳의 가장 좋은 장점은 바로 관광객이 없다는겁니다...!! 즉, 일본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그대로 구경할 수 있다는 것에서 더없이 좋은 코스입니다.(한국에 있는 후쿠오카 관광가이드북에는 이양조장에 대한 소개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후쿠오카 가이드북에는 한쪽에 작게 나와있습니다만...)그래서 관광객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바로 술통에 들어있는 술을 주문하면 바로 담아서 줍니다. 이를테면 와인처럼 말입니다...ㅋㅋㅋ
시음을 해보았는데 순간 상큼한 과일향이 입안에 싹퍼지고나서 뒷맛은 우리나라 제사에서 쓰는 정종과 같은 향이 났습니다.(정확히는 과일향이라기보다는 민트처럼 상큼한 향이라고 하는게 옳을 것 같습니다.)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술에 관심이 많긴하지만, 술을 거의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런술은 얼마든지 마시고 싶어지는 그런향이었습니다.


이쪽은 감주...즉, 우리로치면 식혜쯤됩니다. 이것도 맛을 봤는데, 정말로 답니다. 한병사서 어머니께 드렸더니 맛을 보고는 조청처럼 달다고 했습니다. 네, 그만큼 단맛이 나는 무알콜 음료(?)입니다. 감주 옆에 있는것은 우메보시 즉, 매실주입니다. 매실주의 맛을 아는사람은 이것또한 각별한데요... 저는 술통에 담긴 저 술과 감주를 구입했습니다.


이곳에는 금술(純金入)도 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술은 잘아실텐데요. 금술이 물론 가격은 비싸지만, 술의 맛이나 등급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저도 사케는 잘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싸게 살 수 있는 사케들은 우리나라 정종과 맛이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술을 빚을때 쌀과 물로만 만드는게 아니라 알콜과 주정을 주입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정된 재료로 더많은양의 술을 만들 수 있고 원가가 절감되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알콜이 들어간 술을 마시게 된겁니다.(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제사에 쓰는 정종이나 법주, 막걸리 모두가 그런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막걸리를 먹으면 맛보다는 자고 일어났을때 숙취가 강하거나 그런것이 모두가 인공적 알콜때문입니다.)

일본역시 그런식의 3배양조주 등 인공적인 알콜로 술을 많이 생산하는데요. 심지어 글루타민산 나트륨 등 화학조미료를 섞는 경우도 있습니다.(싸구려 술들은 그렇습니다...)
한가지 다행인것은 이렇게 작은 양조장에서 빚어내는 술들은 인공적 알콜을 주입하기도 하지만 아닌것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순미주라는 술들인데요. 길게 설명하는 귀찮을테니 간단하게 설명하면 물과 쌀, 누룩으로만 만들어서 자연 발효 및 증류를 시킨 술들입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종류들은 '준마이다이긴조'가 있겠습니다.(보통 일식집에서 먹으면 6만원은 넘어가는 술입니다.) 준마이다이긴조 사케를 먹으면 아마 전통방식의 청주고유의 맛을 최대한 가까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우리나라도 전통방식으로 청주를 빚는 양조장을 가보진 못했지만, 맛을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좋은 술은 절대로 먹기 불편하지 않습니다.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그 향을 음미할 수 있는것이 좋은 술입니다. 


기분좋게 술을 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곳 양조장은 앞서 설명한대로 전통방식의 결혼식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 일자와 함께 예식홍보도 위의 사진처럼 겸하고 있네요...


이번엔 길따라 고가도로를 걷다가 하카타역쪽으로 나오는 루트를 택하고 걸어가는데 재미있는 간판을 발견합니다. '한류김치'-_- 김치파는 가게인가봅니다...


정말로 나른한 오후입니다. 길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하카타역이 나옵니다.


한편 그동안 형님은 텐진거리를 배회중이었습니다. 콘서트를 하는지 연주회인지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낮에 보는 나카스는 또다른 풍경이네요. 이곳이 밤이 되면 포장마차로 인산인해가 되는 곳입니다.
이제 호텔로 돌아와서 짐들을 놔두고 조금 쉬었다가 오호리 공원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