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6 나가사키] 나가사키(長崎)를 둘러보자~!!(3)


간코도리에서 노면전차 1번을 탑니다. 이번에는 거리가 꽤 멉니다. 거의 14-15코스이상가는것 같습니다. 나가사키역도 지나가고 우라카미역을 지날 무렵... 하차합시다. 오하시에서 내렸습니다.

원래 목적이 평화공원을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마쓰야마마치(松山町)에서내리시면 됩니다만, 우리들은 우라카미성당을 보고 내려가서 원폭기념관을 볼 생각으로 오하시에서 내렸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ㅋㅋ 내려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 언덕쪽으로 오르면 위와 같이 우라카미 성당을 표시한 표지판이보이고, 정말로 일본스러운 업타운이 등장합니다.

사람은 커녕 개미새끼하나 안보이는 정말로 조용하고도 깨끗한 업타운입니다. 그야말로 주거지역인듯 합니다. 가끔 자동차가 다니는데... 아 깜빡하고 놀란것이 자동차 경적소리를 도시든 외곽지든 들어본적이 없었습니다. 딱한번 사세보에서 들었던것 같은데, 하카타역 앞에 그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지역에서도 경적소리한번 들어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2년전에 도쿄에 있을때도 그랬었던...)

길을따라 일본식 집들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업타운이 끝날때 즈음 우라카미 성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라카미성당은 원래 오래된 건물이었다고 하는데, 원폭떨어지면서 박살나고 새로 지었습니다. 그래서 원폭기념관에 가면 우라카미 성당에 남아있었던 돌조각상들(마리아상 등등)이 전시되어있더군요... 안으로 들어가도 천주교가 아니라면 별 흥미를 끄는건 없습니다. 다만 앞에 아이들 놀이터가 있어서 제가 예전 여름에 방문할 당시에는 꼬마들이 막 뛰어다니고 놀고 그랬는데, 오늘은 날씨가 이래서인가 애들인 안보입니다...

우라카미 성당을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걸어갑시다. 걷다보면 평화공원 주변에 시장이 있습니다. 그대로 이곳을 지나쳐서 내려가면 평화공원으로 가지만 걷다가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언덕을 오르면 원폭기념관과 원폭 중심지가 나옵니다. 기념관부터 들어 갑시다.

원폭기념관은 유료입니다. 표를끊어서 지하철처럼 넣고 통과합시다. 어른 200엔 되겠습니다. 들어가면 다른것은 모르겠고 인상에 깊은게 바로 이 멈춰진 시계입니다. 11시2분을 가르키고 있는데 이때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일본에 대해서 딱히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세대도 아니고, 일본인들을 과거문제 이외에는 싫어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만... 이 기념관을 보고는 별로 기분이 그리 좋지많은 않았습니다.


기념관의 대부분 내용을 제 느낌대로 요약하면

1. 일본은 미국이 원폭을 사용했기에 죄없는 양민이 고통을 겪고 학살당했다.
2. 하지만 일본은 전후의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이제는 평화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는 나라이다.
3. 더이상의 전쟁은 있어서는 안되고, 이를 보고 전쟁의 무서움을 항상 상기하자.

뭐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3번의 경우야 당연한 것이니 저도 대찬성입니다. 전쟁은 일어나선 안되죠. 2번도 뭐... 정치인들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본 일반 국민들은 평화를 간절히 원하겠지요. 아니 다른나라들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하지만 일본이 가장강조하는 것은 1번입니다. 기념관을 계속보면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어렵게 당하고 피폐하게 살고 "죄없는" 일반인이 당했다는 비참함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저는 이것이 맞는 말임을 알면서도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이 그런식의 자신들의 어려움과 비참함을 토로한다면, 왜 위안부문제나 강제징용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역사에서 가르치지 않을까요?

뭐 한국뿐이아닙니다. 아시겠지만 1930년대 만주사변을 일으켜서 수많은 중국인을 학살했고, 잘아시는 남경대학살에는 20만명의 중국인"일반인"을 학살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일본이지요.(20만이 감이 안오실텐데요. 우리나라 안동시 전체 인구가 18만이 조금못됩니다.) 뭐 그런부분은 "전혀"없이 단지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미국땜에 당했다. 뭐 이런 내용들만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기념관을 나와서 밑으로 계단이 있는데 내려가면 바로 원폭 중심지가 나옵니다. 2년전에 히로시마에갔을때는 원폭중심지 주변에 관광객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꽤 많이 있었는데, 다들 꽃이나 술을 두고 간걸 본적이 있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한인들 위령탑도 봤는데, 누가했는지 한국소주를 올려두고 간것도 보았네요. 나가사키에는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히로시마에 갔을 때 는 여름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가사키는 겨울이고 또 평일오후라 한적했습니다. 강아지데리고 공놀이 하는 아줌마 하고, 그외에 몇명만 본 것 같습니다.

큰길쪽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평화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이 끝나면 보시는바와 같이 많이본 광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평화공원은 나가사키에서 상징이라고 할만큼 유명한데요... 사람들도 많습니다.(나중에 보니 거의 관광객...한국인...)

이조각상은 꽤유명한것이라 하는데요. 뭐 한손을 위로 든건 원폭무서움이고, 왼팔을 평행으로 한건 평화고...눈을감있는건 희생자의 명복이고, 한쪽다리는 걸터앉고 등등... 이게 다 의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주변에 한국사람들이 와서 사진찍고 그럽니다...


평화공원 건너편에 야구장이 보입니다...(2009년에 아시안시리즈 했던 그야구장인가...?)그리고 계단따라 내려와서 전철을 타러 갑시다.

신호등앞에서 왠 유치원생으로 추정되는 꼬마2명이 놀고 있습니다. 란도셀을 메고... 무슨 쌍팔년대 고등학교 교복처럼...(아 쌍팔년대하면 1988년인줄 오해하시는분이 많은데 1955년입니다. 이승만 정권때는 서기를 쓰지 않고 단기를 썼기에 단기 4288년이 서기 1955년입니다. 그래서 쌍팔년대입니다...)

노면전차안에 사람들이 많습니다. 애들 하교시간이라 그런가... 비좁은 사람틈을 헤치고, 나가사키역으로 다시 갑니다. 나가사키역으로 가기위해선 앞서 본것 처럼 육교를 건너야 하는데, 육교앞에 왠 리포터가 있습니다. 나가사키NHK에서 나왔나... 알길은 없습니다. 나름 빼입고, 역앞에서 뭔말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나가사키역에 있는 쇼핑몰에 들어가서 잠시 요기할것을 삽니다. 목이 말라서 음료수를 사볼까 합니다. 겨울에 일본에 오는 것은 여름보다 가장좋은점이 음료수비용이 굳는다는 점입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여름에 일본에 갔을 때 경험은 진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파이어벳이 등에 짊어지는 가스통이 물통이었으면 할정도로 물통을 메고다니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하튼 오늘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환타에서 오렌지맛 콜라-_-?를 팔길래 사봤습니다. 우리나라엔 없는거니...

길을헤메지 않으려면,

1. 철저한 도상정찰을 합시다. 여행출발전에 지도상으로 거리와 위치를 판단하고 또 귀찮더라도 구글어스 스트리트뷰(일본은 대부분 됩니다.)로 골목길까지 탐색하고 실제거리를 재봅시다. 발품팔일이 적어지면 그만큼 수고로움이 덜합니다.

2. 모르면 물읍시다. 물론 일본인중에 귀찮아서 대충 가르쳐 주는놈들도 있고, 우리가 일본어발음이 시원찮으니 제대로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럴땐 지도를 펴서 가고싶은곳을 손으로 가르키면서 손짓발짓해봅시다. 궁하면 통합니다. 왠만하면 다 알려줍니다.


자 이제 나가사키역으로 들어갑시다. 나가사키에서 하우스텐보스,사세보 쪽으로 가기위해서는 열차로는 가장 빠른것이 위에 보이는 쾌속 시사이드라이너입니다. 나가사키에서는 매시간 정시쯤 출발합니다. 즉 1시간에 1대만 있는 기차입니다.-_-; 게다가 우리나라 통근열차(통일호)처럼 내부가 되어있어서 따로 지정석이 없으므로 미리 줄을 섰다가 괜찮은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16:00에 사세보로 출발하는 시사이드라이너를 타기로 했습니다. 사세보만 가기위해서라면 17:00나 그 이후것을 타도 상관이 없지만 하우스텐보스에 잠깐 들려서 입장은 안하더라도 해질녘이나 찍어보고 사세보로 들어가기 위해서 였습니다.

시사이드 라이너 기차타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통 나가사키에서 하루동안 볼일 다보셨을테니 사세보행 기차를 타신다면 4,5,6시 기차가 될 것 입니다. 이때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많이 타기 때문에 미리 15분전에 가서 줄서서 자리를 확보합시다. 학생들은 대부분 오무라(大村)나 이사하야에서 많이 내립니다. 이사하야에서는 나가사키본선으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선철도 구간이라 시간은 좀 걸립니다. 하우스텐보스까지 1시간 40분정도 걸립니다. 그럼 출발합시다.